퇴운일섭(退耘日燮)이 조성한 신중도 초본이다. 상단 중앙의 위태천을 중심으로 좌우에 제석천과 범천이 위치하며, 그 사이에 산신과 용왕, 토지신과 호계대신, 천녀와 동자들이 그려져 있다. 하단 좌측에는 오보(五寶)병을 든 조왕대신(竈王大臣)이, 우측에는 복덕대신(福德大臣)이, 그리고 손에 칼을 든 가람신(伽藍神)이 전체 화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특이함을 보이고 있다.

탱화 원본 하단에 "불기 2970년(1943년) 계미년 10월 25일, 호남선 부용역 앞의 성예원에서, 위탁받은 신중 및 산신(탱화) 각 1축을 정성스럽게 그려 부안군 줄포면에 봉안한다"는 내용과 함께 증명(證明)으로는 회명일승((晦明日昇)이, 송주(誦呪)로는 창영(昌榮, 신언수)이, 화사(畵師)로는 퇴운일섭(退耘日燮)이 명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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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탱화 초본은 불기 2970년(1943년), 퇴운(退耘) 일섭(日燮)스님(75년 열반, 중요무형문화재 48호 단청장)이 당시 머물던 호남선 부용역 앞의 성예원(聖藝院: 현재 부용암)에서 그린 탱화로, 일섭스님이 쓴 다음과 같은 화기가 탱화 하단부에 남아 있다.(초본을 제외한, 원본은 중앙승가대에 기증함)

佛紀 貳九七0年 癸未 十月 二十五日
於 湖南線 芙蓉驛前 聖藝院 委
託 敬畵 神衆 山神 各一軸 仍 以 奉
安 于 扶安郡 茁浦面
時院主
證明 晦明 日昇
會主
持殿
誦呪 昌榮
畵師 退耘 日燮
化主

"불기 2970년(1943년) 계미년 10월 25일,
호남선 부용역 앞의 성예원에서,
위탁받은 신중 및 산신(탱화) 각 1축을 정성스러이 그려
부안군 줄포면에 봉안한다"

는 내용으로, 증명(證明)법사로는 회명 일승((晦明日昇)이, 송주(誦呪)로는 창영(昌榮)이, 화사(畵師)로는 퇴운 일섭(退耘日燮)이 명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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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탱화는 보응스님(53년 열반)으로부터 사사받은 화사(畵師) 퇴운(退耘) 일섭(日燮)스님(75년 열반)이 40세 이전 1943년에 조성한 것이다. 1960년 경부터 인천 일성암(주지: 해관)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1991년 해관스님 열반 후 일성암은 폐사되었다. 이후 후손에 의해 소장 되었다가 정각스님에게 기증된 것이다.

* 화사(畵師) 퇴운(退耘) 일섭(日燮) 스님은 보응스님의 맥을 이은 화사로, 현재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불모 석정스님의 스승이 되기도 한다.

* 송주(誦呪)로 참여한 창영(昌榮) 신언수(申彦守)는 우일스님과 함께 일섭스님의 대표적 제자 가운데 하나로, 역시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당시 모시, 삼베 등의 부족으로 인조견에 그린 이 탱화는, 인조견에 그린 까닭에 오래 되지 않았음에도 색이 퇴색되었다. 한편 日燮스님 이전에 이미 중국에서 수입해 오던 석채(石彩)가 단절되었던 까닭에 일본 안료를 사용한 것도 퇴색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다.

* 일섭(日燮)스님 그림의 고유 특색에 따라 안면(顔面) 및 전체 화면 표현이 바름질(테두리 선 없음)로 처리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경향은 지금도 일섭스님 계열의 제자들 사이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기법이 되기도 한다.

* 하단 왼쪽에는 복덕을 상징하는 오보(五寶)병을 든 <조왕대신>이 그려져 있으며, 하단 우측에는 <복덕대신>이, 그리고 손에 칼을 든 <가람신>이 전체 화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특이함을 보이고 있다.

* 상단 중앙에는 <동진보살>이, 그리고 좌우에 <제석천>과 <범천>이 그려지며, <산신>과 <용왕>, <토지신>과 <호계대신>, <천녀>와 <동자>들이 그려지고 있다.

* 우측 상단에 그려진 동자의 손에 8괘가 그려진 깃발이 보이고 있는데, 이는 조선 말 경 제작된 목각탱화 테두리에 보이는 8괘와 형태적 유사성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하겠다.

* 탱화의 인물 중 범천, 제석천, 동진보살 등 중심 인물보다도 조왕과 복덕대신, 가람대신, 산신, 용왕, 토지신, 호계대신 등이 부각되어 있음은 탱화가 그려진 당시 경제적 궁핍을 추정케 만든다고 하겠다.

* 조왕신의 경우 현재로부터 약 100년-200년 경부터 신중탱화에 등장하게 되며, 독자적으로 조왕탱화가 그려지기도 한다.

* 탱화 뒷면에는 出悉地眞言과 入悉地眞言 등이 주사로 이 쓰여져 있으며, 탱화 후면에는 草가 감춰진 채 표구되어 있다. 한편 족자 형태로 제작된 까닭은 당시 나무가 귀했던 때문에 전체 틀을 나무로 제작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 한다.

* 전체 크기는 사방 4자(16평)이며, 당시 이 정도 크기의 탱화를 그려 주고 화사가 받는 수고료는 쌀 3가마 정도였다고 한다.

* 불화와 초를 분리해 각각 표구해 두었다.
(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