➁신정왕후(神貞王后) 가상존호(加上尊號) 옥책문(玉冊文), 1888년, 김재현(金在顯) 제술(製述)

1888년(고종 25) 신정왕후(神貞王后, 1808～1890)에게 존호를 가상하면서 작성된 옥책문의 탁본첩이다. 본문은 면(面)마다 저지(楮紙)에 탁인(拓印)한 7간(簡)의 옥책문을 한 행씩 잘라 장지에 붙여둔 것으로, 11절 6장, 7행 12자이다. 책문 1면과 10면에는 국왕(高宗)의 이름인 ‘희(㷩)’를 붉은색 천으로 덧대서 휘자(諱字)하였다. 11면 말미에 크기 11.0×11.0cm의 책보인(冊寶印) ‘효유헌성선경정인자혜홍덕순화문광원성숙렬명수협천융목수녕희강현정휘안흠륜홍경태운창복대왕대비지보(孝裕獻聖宣敬正仁慈惠弘德純化文光元成肅烈明粹協天隆穆壽寧禧康顯定徽安欽倫洪慶泰運昌福大王大妃之寶)’를 날인한 저지(楮紙)를 붙여놓았다. 이어 12면인 찬자(撰者) 서사면에 “옥책문(玉冊文) 제술관(製述官) 지중추부사(知中樞府事) 김재현(金在顯)”, “서사관(書寫官) 대사헌(大司憲) 김만식(金晩植)”, “옥보전문(玉寶篆文) 서사관 대호군(大護軍) 홍우창(洪祐昌)”을 기재하였다.

<체제 및 내용>

신정왕후(神貞王后) 조씨(趙氏)의 본관은 풍양으로, 아버지는 조만영(趙萬永)이고, 어머니는 은진송씨 송시연(宋時淵)의 딸이다. 1819년(순조 19) 효명세자의 세자빈이 되었고, 1827년(순조 27) 원손(元孫)을 낳았다. 1834년(헌종 즉위년) 원손인 헌종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효명세자가 ‘익종(翼宗)’으로 추숭되자 왕대비의 지위에 올랐고, 1857년(철종 8) 순조 비인 순원왕후가 사망하자 대왕대비의 자리에 올랐다. 신정왕후에게 1837년(헌종 3) 1월에 ‘효유(孝裕)’라는 존호가, 1848년(헌종 14)에 ‘헌성(獻聖)’이라는 존호가 가상되었고, 1851년(철종 2)에 ‘선경(宣敬)’, 1853년(철종 4)에 ‘정인(正仁)’, 1859년(철종 10)에 ‘자혜(慈惠)’, 1863년(철종 14)에 ‘홍덕(弘德)’이라는 존호가 가상되었다.

철종 사후 흥선군의 아들 명복(命福)을 지명하여 왕위에 오르도록 하였고, 고종 즉위 후에는 4년간 수렴청정을 진행하였다. 이후 여러 차례 존호의 가상(加上)이 이루어졌다. 1866년(고종 3)에 ‘순하(純化)’와 ‘문광(文光)’, 1867년(고종 4)에 ‘원성(元成)’, 1868년(고종 5)에 ‘숙열(肅烈)’, 1869년(고종 6)에 ‘명수(明粹)’, 1873년(고종 10)에 ‘협천(協天)’, 1875년(고종 12)에 ‘융목(隆穆)’, 1877년(고종 14)에 ‘수녕(壽寧)’, 1878년(고종 15)에 ‘희강(禧康)’, 1879년(고종 16)에 ‘현정(顯定)’, 1883년(고종 20)에 ‘휘안(徽安)’, 1886년(고종 23)에 ‘흠륜(欽倫)’, 1887년(고종 24)에 ‘홍경(洪慶)’, 1888년(고종 25)에 ‘태운(泰運)’과 ‘창복(昌福)’, 1890년(고종 27)에 ‘희상(熙祥)’과 ‘익모(翼謨)’라는 존호를 가상하였다.

 1890년 4월 사망 직후 시호는 ‘신정(神貞)’으로, 휘호는 ‘경훈철범(景勳哲範)’으로, 전호(殿號)는 ‘효모(孝謨)’로, 능호는 ‘홍릉(洪陵)’으로 정해졌다. 사후인 1892년(고종 29) ‘예헌돈장(睿憲敦章)’이라는 존호를 추상하였고, 대한제국 수립 뒤인 1899년(광무 3) 앞서 가상한 존호인 ‘익모(翼謨)’를 ‘의모(懿謨)’로 개정하였다. 1902년(광무 6) ‘신정익황후(神貞翼皇后)’로 추숭하고, ‘계지(啓祉)’라는 존호를 올렸다.

본서는 1888년(고종 25) ‘창복(昌福)’이라는 존호를 올리면서 작성된 옥책문의 탁본첩이다.

<특성 및 가치>

 본서는 장서각과 원각사에만 소장된 것으로, 고종 연간 왕실 의례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1888년 존호 가상 의식에 대해서는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소장의 『高宗神貞王后孝定王后明成王后加上尊號都監儀軌』(奎13475)에 정리되어 있어 참고가 된다.

* 2023. 5. 6. <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