➂효정왕후가상존호옥책문(孝定王后加上尊號玉冊文), 1888년, 윤자덕(尹滋悳) 제술(製述)

1888년(고종 25) 헌종의 계비였던 효정왕후의 존호(尊號)를 가상(加上)하면서 작성한 옥책문의 탁본첩이다. 본문은 면(面)마다 저지(楮紙)에 탁인(拓印)한 7간(簡)의 옥책문을 한 행씩 잘라 장지에 붙여둔 것이다.

7행 12자의 탁인본으로, 고종(高宗)의 휘인 희(㷗)자에 붉은색 비단으로 된 휘지(諱紙)로 가렸으며, 권말에 정방형의 ‘명헌숙경예인정목홍성장순정휘장소왕대비보(明憲淑敬睿仁正穆弘聖章純貞徽莊昭王大妃寶)’가 날인되고, 그 다음 면에 “옥책문 제술관 수원유수(水原留守) 윤자덕(尹滋悳)”, “서사관 광주유수 홍종헌(洪鍾軒)”, “옥보전문 서사관 대호군(大護軍) 김수현(金壽鉉)”이라는 기록이 3행으로 묵서되어 있다.

<체제 및 내용>

본 책문은 존호(尊號)를 가상(加上)하면서 올려진 존호의 명칭과 그 이유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옥책문의 제술관은 수원부 유수 윤자덕, 서사관은 광주부 유수 홍종헌이며, 옥보전문 서사관은 대호군 김수현이었다. 『고종실록』에 따르면 악장문 제술관은 심이택(沈履澤)이었다.

효정왕후(孝定王后)는 남양홍씨 홍재룡의 딸이다. 1844년(헌종 10) 헌종의 정비(正妃)인 효현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헌종의 계비로서 중궁(中宮)에 책봉되었다. 헌종이 승하하고 철종이 즉위하자 대비(大妃)가 되었다. 1857년(철종 8) 순원왕후가 승하하자 왕대비가 되었으며, 1890년(고종 27) 신정왕후가 승하하자 왕실의 최고 어른이 되었다. 1897년(광무 1) 대한제국이 성립되자 ‘명헌태후(明憲太后)’로 책봉되었다. 1903년(광무 7) 11월 경운궁(慶運宮)의 수인당(壽仁堂)에서 사망하였다.

효정왕후의 존호 가상은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1888년(고종 25) 1월에 왕세자가 상소문을 올려 존호를 가상할 것을 청하면서 추진되었다. 이에 따라 김병시를 가상존호도감 도제조로, 정범조·민영환·이교익을 제조로 임명하였다. 이때 가상한 존호를 보면, 대전(大殿)에 ‘정성광의명공대덕(正聖光義明功大德)’을, 대왕대비전에는 ‘창복(昌福)’을, 중궁전에는 ‘원성(元聖)’을 올렸다. 왕대비전이던 효정왕후는 ‘상소(莊昭)’를 받았다. 효정왕후에 대한 존호와 책보(冊寶)는 그해 3월에 올려지고 하례를 받았다.

<특성 및 가치>

 책문(冊文)의 제작은 형태에 따라서 옥(玉), 죽(竹), 금(金)에 새긴 음각 방식, 첩의 형태로 제작한 필사(筆寫)의 방식, 마지막으로 탁인본(拓印本)의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본 책문은 탁인본의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본래 탁인본은 책문을 음각한 후에 해당 도감에서 내인(內入)과 반사(頒賜)를 위하여 인출한 것이다. 본 책문은 당시 탁인본 형식의 책문에 대해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 2023. 5. 6. <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