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명최승왕경』은 『인왕반야경』, 『묘법연화경』과 함께 호국삼부경이라 불리는 것으로, 이 가운데 『금광명최승왕경』을 독송하는 법회를 인왕회 내지 백고좌회라 칭하여 의식의 중요 경전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한역본 중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한 『금광명경』 4권과 593년에 보귀(寶貴)가 엮은 『합부금광명경(合部金光明經)』 8권, 당나라의 의정(義淨)이 703년에 번역한 『금광명최승왕경』 10권의 세 가지가 고려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다. 이 중 통일신라 초기까지는 4권본이 많이 유통되었으나 8세기 이후, 특히 고려시대에는 10권본이 더 많이 유통되었다.

 이 책은 의정(義淨)이 번역한 10권본으로, 『대장목록』에 ”金光明最勝王經, 十卷, 大唐三藏沙門 義淨奉 制譯 湯函，入十一卷， 入紙十三牒，四張“이라 하여 함차(函次)의 경우 탐함(湯函)이라 기록되어 있으나, 실제는 식함(食函)이 쓰여 있음을 볼 수 있다.

 대장도감에서 간행한 [재조본] 고려대장경 판본 중 하나로 전체 10권 중 권2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별삼신품 제3 부분이 실려 있다. 권말(卷末)에 ‘癸卯歲(1243)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라는 간기(刊記)가 있어 계묘세(癸卯歲)인 1243년에 간행된 것임을 알 수 있다. 

 10권 중 제2권은 전체 21장(張)으로 이루어져 있다. 권자본(卷子本)으로, 1장 23행, 1행 14자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맨앞에는 서명(書名)과 권수(卷數) 그리고 함차(函次)가 있으며, 제2장부터는 서명(書名)과 권수(卷數) 장차(張次)와 함차(函次)에 이어 각수(刻手)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전체 21장으로 되어 있으며, 제12장은 낙장이다.

 각수의 경우 1~8장까지는 수화(守和), 9~14장까지는 여선(吕禪), 15~18장까지는 여휘(吕暉), 19~21장까지는 안중(安中)이 기록되어 있다.

 인쇄가 선명하고 정교한 점으로 보아 13〜14세기에 인출(印出)된 것으로 여겨지며, 권자본(卷子本)으로 장정(裝幀)되었다. [재조본]의 고려시대 인출본 중 권자본으로 전하는 것이 10종 미만인 점으로 보아 초기에 인출된 귀중한 자료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인출본에는 드믈게 각필구결(角筆口訣)이 기록되어, 국어사 연구의 중요 자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 2024. 1. 18. <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