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Games: With Notes on the Corresponding Games of China and Japan』(이하 『Korean Games』)는 1895년 미국의 고고학자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in, 1858-1929]이 저술한 책으로 한국의 전통 놀이 97종을 일본과 중국의 놀이와 비교하여 173개의 삽화와 함께 상세히 서술하였다.

특히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 ?-?)의 풍속화 22점을 원색 삽화로 수록하였는데, 책에 수록된 김준근의 풍속화 22점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고고학박물관[University of Pennsylvania Museum of Archaeology and Anthropology]에 원본이 소장되어 있다.

『Korean Games』의 출간은 조선이 참여한 시카고 콜롬비아 박람회[Chicago Columbia Exposition, 1893]에서 컬린이 조선의 문물을 접하였고, 그가 관장으로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고고학박물관에 박람회 출품작이 입수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컬린은 책의 서문에서 삽화의 원본에 대해 1886년 로버트 슈펠트[Robert. W. Shufeldt, 1821-1895] 제독의 딸 메리 슈펠트[Mary Acromfie Shufeldt]의 주문으로 초량의 화가 기산이 제작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로버트 슈펠트는 제너럴셔먼호 사건의 조사를 위해 고종의 초청으로 조선에 방문하면서 딸인 메리 슈펠트와 동행했는데, 이때 메리 슈펠트는 부산의 초량에서 기산에게 120면의 풍속도를 구입하였다. 이 중 97면은 미국 스미소니언협회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나머지 작품들이 펜실베이니아대학 고고학박물관에 소장된 것이다.

컬린은 놀이를 원시적 주술 의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우주의 근본에 근거하며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유사한 특징이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그 원형이 풍부하게 남아있는 동아시아의 놀이를 연구하였고, 그 중 한국의 놀이를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컬린이 한국의 놀이를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놀이를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워싱턴 주미 공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던 박용규(朴鎔奎)의 자문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트 컬린의 『Korean Games』는 한국의 전통 놀이를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놀이 문화를 19세기 말에 연구한 서적으로 그 자체로 가치가 높으며, 당대 김준근의 작품이 갖는 수출화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이 책은 550부 한정판(Limited Edition)으로 출판되었으며, 이 책은 No.33에 해당한다.

권혜은,「『Korean Games』와 기산 김준근 풍속화」, 『한국민화』16, 한국민화학회, 2022. 참고.

* 2024. 9. 27. <고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