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빌(D'Anville)의 중국전도
- Carte Generale de La Tartarie Chinoise, 1732년 -
55.5 x 88.5cm (지도 51 x 78.5cm)
그림1. 당빌(D'Anville)의 중국전도. 1732년 제작, ⓒ정각스님 소장.
I. 당빌(D'Anville) 지도의 성격
프랑스 왕실의 지도 제작자 장 밥티스트 부르귀뇽 당빌(J. B. B. D'Anville)은 1697년 7월 11일 파리(Paris)에서 출생, 1782년 1월 18일 작고하였다. 1717년 왕실의 지도제작자(Royal Geographer)가 되었고, 1773년에는 왕실 지도제작의 수장(Chief Royal Geographer)에 오른 당시 최고의 지리학자였다.
그는 청(淸)나라 강희제(康熙帝)의 명에 의해 제작된 중국 [황여전람도(皇與全覽圖)] 자료를 정리하여 프랑스판 지도를 완성하였다. 당빌(D'Anville)의 지도 제작에는 조선 왕실에서 중국에 보내진 비장(秘藏)의 지도와 함께, 중국 강희제의 명을 받아 1708년부터 1716년까지 중국 전역을 측량해 작성한 프랑스 선교사 레지(1663∼1738)의 [황여전람도] 등이 초안으로 사용되었다.
당빌의 프랑스판 지도는 선교사 쟝 밥티스트 뒤 알드(Jean Baptiste Du Halde, 1674∼1743)에 의해 1735년 4권으로 출간된 [중국지지(中國地誌, 中國通史)]에 실려 처음 알려졌다. 이 지도는 1737년 당빌이 오란다의 헤이그에서 직접 펴낸 [신중국지도첩(Nouvel Atlas de la Chine)]에 삽입되기도 하였다. [신중국지도첩]의 경우 중국지도를 포함 총 42매의 지도가 실려지며, 그 가운데 31번째로 삽입된 <조선왕국전도(Royaume de Coree)>에는 한반도 지형 우측에 중국풍의 옷을 입은 사람이 인삼을 들고 있는 삽화가 새겨져 있다.
한편 1735년 [중국지지(중국통사)] 출간에 앞서 당빌은 지도를 시험 제작하였던 바, 현재 소개하는 1732년 <중국전도(Carte Generale de La Tartarie Chinoise)>는 이 개별 지도 중 네 번째 지도에 해당한다.
그림2. 당빌(D'Anville)의 중국전도. 1732년 제작, ⓒ정각스님
II. 1732년 당빌 지도의 의의
1732년 제작된 당빌(D'Anville)의 지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무려 130여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국경 문제 연구에 중요 자료가 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독도(獨島) 관계나 만주⋅북간도의 경계선, 녹둔도(鹿屯島) 문제 해결에 있어 꼭 필요한 자료이다.
당빌의 지도를 살펴보면 간도를 비롯한 만주 일대까지가 한국 영토로 표시되어 있어, 당시 중국은 간도에 대한 조선의 영토권을 인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국경은 함경도에 속하는 두만강 북쪽 녹둔도(鹿屯島) 너머까지를 북의 경계로 표현하며, 평강(안)도에 속하는 압록강 넘어 간도 일대를 서쪽 경계로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Quelpaert)의 경우 마름모꼴 형태의 섬으로 표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한편 서쪽 바다에 황해(黃海, Hoang-Hai) 혹은 Mer Jaune(Yellow Sea)란 명칭이 표기되어 있다.
그림3. D'Anville [중국전도] 중 한국도.
한국 지형 동쪽에는 나라 명칭이 표기되어, “ Kaoli Koue(고려국) 혹은 Royaume de Corée(코리아왕국), Tchao-Sien(조선), 그리고 만주에서는 Sol Ho Kouroun 내지 Royaume de Solgo 라 부른다” 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국도(國都)로서 한성(漢城)은 왕(王)이 거주함을 부각시켜 Kingkitao라 칭한 채 북위 37도 37분, 동경 144도 20분에 표기, 한반도 정 중앙에 위치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외에 조선 팔도의 명칭을 기록하고 있어, 남쪽으로부터 전라도(Tcuen lo), 충청도(Tchu Cin), 경상도(Kin Chan), 경기도(King-Ki), 황해도(Hoang-Hai), 강원도(Kiang-Yuen), 평강(안)도(Ping-Ngan), 함경도(Hien-King) 등과 함께 당시 도별 경계를 명확히 표현하고 있다. 또한 고양(高陽, Cao-yang), 양평(楊平, Yong haing) 등 세부 지역 표기에 당시 한국 지명이 충실히 사용되고 있음은, 이 지도 제작에 한국 왕실에서 전래된 지도가 저본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림4. 울릉도는 판링도(鬱陵島, Fan-ling-tao), 독도는 천산도(千山島, Tchian-chan- tao)라 표기, 육지 가까이 붙어 있다. 당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알려 주는 부분이다.
한편 울릉도는 판링도(鬱陵島, Fan-ling-tao, 판-링-타오), 독도는 천산도(千山島, Tchian-chan-tao, 챤-찬-타오)로 표기되며 육지와 가까이 붙어 있는데, 이는 당시에도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것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서양지도에 독도가 우산도(于山島)가 아닌 천산도(千山島, 또는 子山島)라 표기된 것은 우(于)자의 획을 천(千)혹은 자(子)로 잘못 읽게 된 연유이다. 한편 Tchian-chan-tao(챤-찬-타오) 등의 표기는 중국에 머물던 서양선교사들이 서양고지도에 한국 지명을 중국어 발음으로 표기하였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당빌의 지도는 18세기 당시 중국과의 국경을 명확히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이며, 독도가 한국에 속해 있음을 명백히 보여 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III. 당빌 <조선왕국전도>의 기존 소장본
한반도 및 독도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당빌(D'Anville)의 지도로서 현재 국내에 소장⋅소개된 자료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① 1737년 출간된 당빌의 조선왕국전도 : 당빌의 [신중국지도첩(新中國地圖帖, Nouvel Atlas De la Chine)]에 실려된 지도. (경희대 혜정박물관 소장).
② 1735년 출간된 당빌의 조선왕국전도 : 쟝 밥티스트 뒤 알드(Jean-Baptiste du Halde, 1674-1743)의 [중국지지(中國地誌)]에 실려진 지도. (부산 김동수 소장).
그림5. 1735년 조선왕국전도 (김동수 소장) 그림6. 1737년 조선왕국전도 (경희대 혜정박물관 소장)
위 지도들은 당빌의 지도 중 <조선왕국전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1732년 제작된 <중국전도>에 비해 한국의 부속 도서(島嶼)를 간략히 표기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경우 지도에 포함되지 않은 채 우측 하단에 대마도가 포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중 1735년 출간된 [중국지지]에 실린 지도의 경우, 2008년 7월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바 있다.
IV. 1732년 당빌(D'Anville) <중국전도>의 중요성
본 지도는 프랑스 왕실 지도제작자 당빌(D'Anville)에 의해 1732년 제작된 중국전도(Carte Generale de La Tartarie Chinoise)이다. 이 지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제작보다 무려 130여년이나 앞서 제작된 지도로, 한반도의 지형이 위도와 경도에 따라 자세히 그려져 있다.
그림7. 1732년 제작된 당빌(D'Anville)의 중국전도, 간행연대 표시 부분.
또한 당시 국가 경계가 자세히 그려져 있어 독도(獨島) 관계나 만주 내지 간도의 경계선, 녹둔도(鹿屯島) 문제를 주장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독도 표기와 관련해 아시아권 지도가 아닌 서양지도 중 독도가 표기된 지도로, 기존 발표된 당빌의 1737년 지도 및 1735년 지도보다 3년 일찍 만들어진, 독도가 표기된 최초의 서양 지도라는 데 그 중요성이 있다.
한편 제주도를 포함한 한국의 부속 도서 및 지역이 상세히 묘사되며, 도별 경계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점, 그리고 지역 표기에 있어 한국 지명이 충실히 사용되고 있음은, 당빌의 지도 제작 당시 1861년 간행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필적할 만한 지도가 이미 조선 왕실에 존재했음을 증명해 주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
***** <당빌(D'Anville) 지도 관련 기사>
1. 1737년 당빌 지도 관련 기사 (경희대 혜정박물관 소장)
① 조선왕국전도 보여주며 총리에게 질문하는 원유철 의원 ([뉴시스]2008년 7월21일)
② 서양 최초의 한국전도 '당빌의 조선왕국도' (대한민국 정책포탈, 2006년 8월)
2. 1735년 당빌 지도 관련 기사 (부산 김동수 소장)
① 프랑스인 당빌의 273년전 독도 지도 공개 ([뉴시스] 2008년 07월 18일(금)
② 독도 표기 조선 전도 공개 (경남방송(KNN) 2008-07-18)
조회 : 8,138
박물관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