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사 아미타불상 최초 전시

흥천사 극락보전 재현해 눈길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삶이 척박할수록 행복한 사람과 편안한 죽음을 맞고자 하는 염원은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염불수행이 신앙의 중심이 될 수 있던 까닭이기도 하다. 각박해지는 현대인들에게 아미타부처님과 극락정토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이 마련됐다.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현조스님)은 오는 19일부터 12월18일까지 ‘꿈꾸는 즐거움, 극락(極樂)’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한다.

안압지 출토 금동판 불상.

이번 전시는 아미타부처님과 극락세계를 보여주는 다양한 불교성보를 친견할 수 있는 자리다. 영주 흑석사 극락전에 봉안된 국보 282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최초로 박물관에 모셔지며, 극락의 모습과 극락왕생의 순간을 묘사한 보물 1857호 영천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 등 97점이 전시된다. 

1부에서는 아미타신앙의 근본경전인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등을 토대로 종파나 시대를 불문하고 유행한 아미타 신앙 관련 성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조선전기 불상 가운데 수작으로 꼽히는 성보다. 복장에서 나온 ‘불상조성권고문’에 따르면 1458년 정암산 법천사에 봉안된 아미타삼존불 가운데 본존불로, 효령대군, 의빈 권씨, 명빈 권씨 등 왕실의 후원으로 조성된 불상이다. 왕실주도로 이뤄진 불사인데다가 조성연대가 명확해 조선시대 불상연구에 기준이 되기도 한다. 최근 보물로 지정된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도 전시된다.

2부 ‘즐거움이 가득한 곳, 극락세계’에서는 상주 황령사 아미타후불도와 같이 경전에서 설명하고 있는 극락정토의 모습을 묘사한 불화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해체복원중인 서울 흥천사 극락보전을 모델로, 아미타여래가 봉안된 극락전의 모습을 재현한다.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

3부 ‘극락으로 가는 방법, 극락구품도’에서는 <관무량수경>에 표현된 극락의 모습을 알기 쉽게 표현한 불화들이 전시된다. 상품상생에서 하품하생까지를 보여주는 밀양 표충사, 청도 운문사, 서울 수국사 극락구품도가 대표적이다.

4부 ‘극락을 염원하다’에서는 왕생극락을 기원하며 사찰불사에 참여했던 이들의 발원문이 남아 있는 보물 11호 문경 김룡사 동종과 보물 1747호 통도사 은제도금아미타여래삼존상과 발원문 등을 볼 수 있다. 5부 ‘극락으로 인도하다’에서는 열심히 선업을 닦고 염불수행을 한 불자가 어떻게 극락정토로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스님은 “아미타신앙을 선택한 것은 고통과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라며 “정토사상과 함께 발달한 아미타여래와 극락의 이미지를 표현한 불교성보를 친견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성보이운을 허락한 흑석사 주지 기연스님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한편 개막식은 18일 오후3시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영천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

불교신문3239호/2016년10월12일자]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