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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須彌山)의 세계 定方晟 아홉 개의 흑산과 두 개의 섬
설산 남쪽에 3개의 흑산(黑山)이 있다. 다시 그 남쪽에 3개의 흑산이 있고, 다시 그 남쪽에 3개의 흑산이 있다. 도합 9개의 흑산은 현실 지도와는 어디에 대응할까? 역시 히말라야의 남쪽 기슭에 두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망월불교대사전』의 「설산(雪山)」 항목을 보면, 3겹의 흑산이란 히말라야산맥 중 남쪽으로부터 점차 높아지는 서브(Sub) 히말라야(Him laya)와 로워(Lower) 히말라야, 스노우(Snow) 히말라야 등 3대 산맥을 말하는 것이라 기록하고 있다. 인도 다이질링에서 바라본 히말랴야 연봉의 사진을 보면 3중의 흑산(黑山)과 저 멀리 눈덮인 설산(雪山)과의 대비가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섬부주에는 그 남쪽 동서 양단에 2개의 섬이 소속된 것으로 되어 있다. 차말라(遮末羅, C mara)와 벌라차말라(筏羅遮末羅, Avara-c mara)이다. 여기서 남단 동쪽의 섬은 명백히 실론(스리랑카) 섬에 해당된다. 서쪽에는 라가디브 제도와 말다이브 제도가 있으나, 실론 섬에 견주면 매우 작은 섬들의 집합이다. 그러나 인도인은 현실을 무시하면서까지 대칭주의(對稱主義)를 관철시킨다. 섬부주는 사다리꼴이어서 그 선단의 한쪽에 하나의 섬(실론)이 있다고 한다면, 그 반대편에도 하나의 섬이 있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남극 대륙이 히말라야에 충돌
그런데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 인도아대륙이 원래 남극 대륙 근처에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다. 고대 인도인은 4주(四州)는 각각 동서남북에 위치하며 영겁 동안 그 위치가 변치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대륙이동설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인도아대륙은 이전에는 남극 대륙과 호주 대륙과 붙어 있었다. 그것은 각 대륙의 지자기(地磁氣) 방향의 흐름과 지질 분포상황 등을 조사해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흐름이나 상황에 따라 대륙과 대륙을 맞추면 그 이음자리의 요철(凹凸)이 잘 일치된다는 것이다.
인도아대륙의 그 세모꼴은 태고에 남극 대륙 등에서 잘려져, 그야말로 달팽이 걸음의 속도로 이동하여 아시아 대륙의 히말라야 기슭에 부딪힌 것이다. 그러나 맞닿기는 해도 아직은 간격이 있어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았다. 이후 오랜 세월 동안 히말라야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마침내 그 틈을 메웠다. 그러자 히말라야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이번에는 강이 되었다. 그 강은 <그림 5>의 ②와 같이 흘렀다.
이후 수원(水源)에서 출발한 지금의 브라마푸트라 강이 히말라야 북쪽을 스쳐 동류(東流)하다가 남으로 꺾여, 그대로 뱅갈만으로 유입하지 않고 꺾인 지점에서 곧바로 서류하여 갠지스강 중류 언저리에서 합류한다. 거기서부터 갠지스강의 상류 쪽으로 역류 코스로 서류를 계속하여 지금의 인더스강에 합류하여 서부 인도양으로 유입되었다.
그뒤 뱅갈 지방에 대 함몰이 일어나 강물이 남쪽 뱅갈만으로 들어가게 되어 강은 둘로 갈라졌다. 지금의 브라마푸트라강과 갠지스강이 그것이다. 후자는 자연히 흐르는 방향을 돌려 수원(水源)을 다른 곳에서 찾게 되었다. 갠지스강의 변화로 인더스강도 딴 강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도의 지리적 변화를 고대 인도인으로서는 알 턱이 없었다. 아무튼 이 변화는 인류의 출현 이전 몇 천만년에 앞서 완료되어 있었던 것이다. 현재 갠지스 평원을 조사하면 바라나시 지방은 토사의 층이 6천 미터나 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