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수련회를 다녀와서

이상호·황룡초등학교 5학년

 

  부처님 머리는 동글동글 포도 알
주렁주렁 주렁 열린 탐스러운 포도 알
부처님의 눈빛은 은은한 노을 빛
아무런 부담 없는 고운 노을 빛
부처님 마음은 아주 예쁜 작은 양초 빛
나를 태워 사람들을 밝히는 소담한 양초 빛
나를 태워 사람들을 밝히는 소담한 양초 빛

엄마와 누나 그리고 사촌 동생 한 승정?승철이와 함께 버스를 타고 군산에 있는 은적사로 하계 수련회를 다녀왔다. 이 노래는 거기서 배운 것으로, 제목이 「부처님(포도알)」이다. 부를수록 부처님이 친근하게 여겨져 지금도 가끔씩 불러본다.

은적사 대웅전에서 수영스님과 여러 보조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노래도 가르쳐 주시고 율동도 가르쳐 주셨다. 아침·점심·저녁 하루에 세 번씩 예불을 드렸는데, 무릎 꿇고 앉아 있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처음엔 몸이 비비틀리고 지루했지만 마지막 날엔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사찰기행 시간에 수영스님으로부터 은적사 미륵대불과 오층석탑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미륵대불 부처님 크기는 가로 1.8m, 세로 1.5m, 높이 7m의 돌로 조성한 호남 최대 규모의 우람하고 자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오층석탑은 고려시대에 제작된 은적사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단부는 멸실되어 근래에 보완해 놓았다. 옥개석의 낙수면이 경사가 심하여 선의 미감이 돋보이며 옥개석의 처마 끝이 꺽어 올려져 있어 날아갈 듯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밤 11시에 잤는데, 그나마 방이 더워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습기가 많아 난방을 돌린 탓이라 했다. 우리 방보다 여자들 방은 더 더웠다고 한다.
그리고 모기는 왜 그리 많고 독하든지, 모기향을 4개나 피워놓고 잤는데도 기본이 40방이었다.
우리 누나는 62군데를 물려 아직도 몸 군데군데 흔적이 남아 있다.

둘째 날 점심식사 후 바다에 갔는데, 거기에서 나는 모래를 선생님께 던져서 그 선생님께서 나를 물 먹였다.
바닷물이 얼마나 짜든지… 그리고 승정이 승철이 한테도 모래를 던졌는데, 모래가 눈에 들어갔다며 승정이가 화를 내면서 삐졌다. 바다 속에서 뛰어 놀다 간식을 먹으러 올라갔다. 떡고치, 계란, 포도 쥬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정말 꿀맛이었다.
우리 누나는 아토피 때문에 바닷물에서 놀지 못했는데 파도가 쳐 누나 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에 바닷물이 튀어 핸드폰이 고장나고 말았다. 새 핸드폰이라 누나가 많이 속상해 했다.
그날 밤 촛불놀이를 했는데 촛불을 종이컵에 싸서 잔디밭에 꽂았다. 한 명씩 나와서 소원을 빌었는데 나는 “엄마가 만족할 때까지 공부하도록 하게 해 주세요” 라고 빌었다.
소원이 이루어지려나, 그래서인지 요즘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 엄마도 실력이 많이 나아졌다고 좋아하신다.
소원을 비는 도중 몇 개의 종이컵이 타서 선생님들이 밟으셨다. 다행스러웠다. 불이 났으면 어쩔 뻔했을까?
마지막 날 우리는 추억의 액자를 만들었다. 액자 안에다 풀을 넣어 자기가 꾸미고 싶은 대로 만드는 것인데, 나는 나뭇잎으로 장식했다. 지금 우리 집 피아노 위에 장식되어 있다.
수련회가 끝나고 선생님들과 친구들, 동생들과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절을 나오면서 원각사에서 간 우리 팀들과 함께 은적사 뒤에 있는 산책로를 걸으면서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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