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까지 북한의 불교계를 이끈 스님들을 볼 때면 ‘금강산의 붉은 승려’를 연상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이 떠오르게 된 것은 1900년대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님 웨일즈(Nym Wales, 본명: 헬렌 포스터 스노우 Helen Poster Snow, 1907~97년)가 남편 에드거 스노우(Edgar Snow, 서방 기자로서는 최초로 중국 옌안의 공산당 지역을 방문 취재한 후에 『중국의 붉은 별』Red star over China를 출간함)와 함께 1930년대 격동기의 중국 혁명가들과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직접 취재하고 저서로 남긴 『아리랑』(The Song of Ariran)에 처음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님 웨일즈의 『아리랑』(1941)은 중국 혁명의 성지 옌안(延安) 등지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김산(본명: 張志樂)의 일대기로, 해방 전후시기에 우리나라 스님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한 인물이 바로 김충창(金忠昌)이다. 『아리랑』의 실제 주인공인 김산(金山)이 직접 “금강산에서 온 붉은 승려”라고 표현했던 김충창은 훗날 김산의 스승이자 독립투사로 알려진 김성숙(金星淑) 선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러한 두 가지의 이름은 경기도 봉선사 출신의 운암(雲巖:1898~1969) 스님을 가리킨다.

서양 이방인의 문학적 상상력에 담긴 ‘붉은 승려’의 이미지는 오늘날 북한불교를 이끌어 온 북한의 스님들이 홍가사(紅袈裟)를 수하고 머리를 기르고 있는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두발과 복장에 대해 자율적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북한불교의 스님들이 법복의 가사는 붉은색을 사용하고, 검정색과 회색 등을 장삼(長衫)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외형적인 것 이외에도 법명과 속명을 같이 쓰고, 조불련 중앙위원회를 중심으로 수행을 하며 종교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북한 스님들이 현재 300여명이 넘는다.

이번 코너에서는 해방과 분단 이후 그동안 북한불교계를 이끌어 온 주요한 북한스님들과 조불련 전국신도회를 이끌고 있는 재가 불자들을 소개한다. 

▲ 3.1절 민족대회-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합동법회(2003.3.2. 서울 강남 봉은사) 출처:『평불협 15돌 백서』,평불협, 2007, p263]

해방 이후 북한불교계를 이끈 분들

○ 홍화두 고문 : 교학에 능통한 대학자

특히, 고 홍화두 고문은 1991년 초 완공된 평양 광법사를 찾은 고 김일성 주석에게 북한불교와 광법사에 대해 설명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때의 사진은 현재 평양시 모란봉구역 흥부동에 위치한 조불련 중앙위원회 청사 현관 벽면 정중앙에 대형 유화그림으로 그려져 걸려있다. 이 유화그림은 1991년 조불련 청사가 새로이 건립 완공될 당시, 북한의 인민 공훈작가들이 창작 작업을 하는 ‘만수대창작사’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제작한 것이다.

고 홍화두 고문은 주로 평양시 개선문 옆에 자리한 용화사에서 주로 주석하고 수행했다. 1988년 7월 미국 시민권자인 기대원 스님과 1989년 6월 한국 국적으로 처음 평양을 방문한 법타 스님, 고 도안 스님(미국 LA 관음사 주지) 등을 비롯해 북한 방문자들에게 북한불교와 북한의 종교에 대해 잘 설명을 한 분이다.

그리고 1997년 2월 11일 북한의 여광무역연합총회사 사장 김덕홍과 함께 망명해 2010년 10월 10일에 사망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지원으로 시작된 『고려대장경(일명 팔만대장경)』해제본 작업의 주역으로 홍화두 고문이 번역과 감수(監修)를 맡았다고 전한다.

1988년 5월 완공된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의 ‘팔만대장경보존고’에 소장된 『고려대장경』인경본(전질)과 동일한 『팔만대장경』을 조선사회과학원 부설 민족고전연구소(소장 홍기문)가 1989년 5월에 『팔만대장경』해제본 전 25권을 출간한 뒤 1991년에 다시 15권으로 「팔만대장경 해제」판을 펴냈다. 이 해제판은 1994년부터 한국에서도 판매됐다.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이 2011년 9월 방북, 묘향산 보현사에 설치된 '팔만대장경보존고'를 둘러보고 있다. ⓒ2012 불교닷컴

○ 박태화 위원장 : 북한불교의 중흥조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위원회,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가 《조선중앙통신》에 낸 공동명의의 부고를 살펴보면, “2005년 11월 11일 낮 12시 86세를 일기로 박태화 위원장이 타계했다”고 밝혔다.

위 단체의 부위원장 등의 자격으로 활동해온 학림(鶴林) 박태화 대선사는 1919년 10월 15일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출생하여 1937년~45년까지 묘향산 보현사에서 출가수행을 했다. 1979년부터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1991년 북·일 우호친선협회 부회장, 1993년 범민련 북측본부 부의장 등을 맡았다. 특히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도 참석하고, 2001년 6·15민족대축전 부위원장,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남북공동 행사에 참가하는 등 남북불교 교류와 협력 사업에 앞장서 왔다.

북한의 조불련이 고 박태화 대선사를 통해 재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조불련 중앙위원회의 스님 대부분이 대선사의 상좌 또는 손상좌들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북한 조불련의 중흥조라고 부를 수 있다.
1983년 4월 2일 북한 조불련의 제8차 전원대회에서 3대 위원장에 재선출된 박태화 대선사는 그 당시 부위원장에 홍화두 스님을 다시 선출하는 등 시·도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조직 내부개혁을 단행하였으며, 불교교리가 주체사상에 부합되는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남조선과 해외불교도에게 보내는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1985년 12월 26일 평양 용화사에서 ‘창립 40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함으로서 조불련의 위상이 북한사회에서 한껏 높아졌다.

1986년에는 조불련이 북한 종교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외국 종교단체를 평양으로 불렀다. 8월에 소련불교 대표단을, 9월에는 중국불교 대표단을 국내로 초청을 했고, 1986년 12월에는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제15차 네팔총회에서 조불련이 소련, 중국의 지원으로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하게 됨으로서 국제적인 위상까지 가졌다.

이를 계기로 조불련은 1987년 7월 3일 묘향산 보현사에서 ‘국제불교도평화행진’ 개막행사를 개최했고, 1988년 1월 10일에는 묘향산 보현사에서 ‘조국통일기원법회’를 처음 가졌다. 박태화 대선사가 중심이 된 조불련은 1988년 5월 5일 묘향산 보현사에서 분단 이후 최초로 ‘석가탄신일기념법회’를 봉행했다. 이런 사실이 그해 5월 6일자로 《평양방송》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조불련의 위상에 높아진 것은 1989년 7월 1일~8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청년학생축전’ 때이다. 이 축전에는 세계청년불교도 대표 1명, 조선청년불교도 대표 2명을 파견하고 각국의 청년학생 종교인들과 친선활동을 가졌다. 또한 이 기간에 각국에서 참가한 청년학생 불교도들을 위한 환영의식을 평양 용화사에서 개최했다.

1998년까지 박태호(朴泰浩) 대선사로 수행을 하다가 그 후 박태화 대선사로 공식 사용했다. 그 기간에 박태화 대선사는 국제교류와 남북불교교류에 커다란 업적을 쌓았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가진 1991년 미국 LA 남북합동법회 참석 및 1994년 일본 동경 방문, 1995년 중국 북경에서 중단된 남북교류의 물꼬를 열었다.

1998년 ‘조국통일상’ 수상과 북한 당국으로부터 생일상을 받았다. 2001년 금강산에서 열린 6.15민족대회 개막 연설 등과 2002년 서울방문 등을 통해 남북불교 교류를 주도해왔다.

이러한 수행과 사업을 펼쳐온 박대화 대선사는 2005년 6월, 분단 이후 한국불교계의 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과 조불련 청사에서의 회동과 6.15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나기도 했으나, 그해 6월말부터 병환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요양하다 입적했다.

○ 황병준 부위원장 : 조불련의 야전사령관

2004년 9월 8일 갑작스럽게 입적한 금산(錦山) 황병준 부위원장은 그야말로 북한불교를 대표하는 연설과 법문에 모두 능통했던 분이다. 조불련 홍화두 고문의 맏상좌인 황병준 부위원장은 교원(敎員)으로 근무하는 두 아들을 둔 것을 보더라도 교육자의 풍모가 짙은 이다. 그럼에도 황병준 부위원장이 ‘조불련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것은 박태화 위원장을 대신해 거의 모든 대내외 행사를 주관하고 교류의 체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1996년부터 남북불교 교류회의에 참석하고 교류 관계를 주관했다. 1998년까지 황병대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1999년부터 황병준 대선사로 공식 사용했다. 황병준 대선사는 2002년 12월 9일~13일까지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제22차 WFB대회에 조불련 국제부장 등 3명과 같이 참가하고, 개막 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한 바 있다. 이 대회에서는 조계종과 조불련이 공동성명 형식으로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 선언’을 발표하고, 세계 20개국의 500여 명 세계 불교도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 6.15공동선언 실천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2005.7.22. 금강산 신계사) 출처:「신도회보」,조계종 중앙신도회, (2005년 8월호)

황병준 대선사는 2002년 12월 20일~21일 중국 북경의 평양관에서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정련  스님)와 ‘금강산 신계사 복원 공동불사에 관한 의향 합의 각서’와 ‘북한지역 사찰에 대한 단청(丹靑) 의향서’를 함께 체결함으로서 남북 공동사업이 본격화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는 2003년 3.1절 민족대회에 북한불교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참석하고, 그해 3월 2일 강남 봉은사에서 ‘3.1절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공동 주관했다. 그날 봉은사 법왕루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북과 남의 불자들이 화합하고 단합하여 6.15공동선언 리행에 더욱 분발 정진합시다”라고 서명했다.

2003년 3∙1민족대회는 1996년 2월 남북종교인 북경회의(중국 베이징)를 시작으로 1997년 5월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가 주관한 북경평화모임, 1999년 4월 북경평화모임, 2001년 3월 금강산 평화모임 등으로 촉발됐다. 이 대회에는 북측의 천도교청우당,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가톨릭협회 등 4개 종단과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그해 3월 2일 오전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각 부문별 행사로 열렸다.

○ 정묘 스님: 황해도 성불사 주지

황해북도 성불사 주지 정묘(井妙) 정영준 스님은 1998년 5월경에 갑자기 입적했다. 고 박태화 대선사의 상좌인 정묘 스님이 남북불교 교류에 처음 자리한 것은 미주평불협(회장 도안 스님)이 주선하고, 조불련 중앙위원회와 평불협(회장 법타 스님)이 1997년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금강(金剛)국수공장’을 설립할 당시에 배석하면서이다. 그 당시 성불사를 방문한 평불협 대표단이 주지 정묘 스님과 교우하면 깊은 인상을 가졌다고 한다.

1일 7,700 그릇의 국수를 생산해 북한주민과 어린이들에게 급식하는 ‘금강국수공장’을 관장하는 사찰로 성불사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정묘 스님의 입적 소식은 얼굴을 알고 있던 분들에게 안타까움으로 전해졌다. 정묘 스님이 수행하던 성불사는 노산 이은상(李殷相)의 시조를, 1932년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홍난파(洪蘭坡)가 작곡하여 1933년 《조선가요작곡집》을 통해 발표된 가곡 ‘성불사의 밤’이 널리 애창되어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 정서정 대선사 : 종무행정의 최고 권위자

서화(敍和) 정서정 대선사는 1992년부터 조불련 중앙위원회에서 상무위원, 서기장을 맡아 종무행정을 관장해온 분이다. 현재, 정서정 대선사는 2010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을 하고 있다.

고 박태화 조불련 위원장의 상좌인 정서정 서기장은 현재 약 52세의 나이로, 김일성종합대학교 어문학부를 졸업하고 남포직할시 등지에서 경제일꾼으로 활동했다. 2004년 11월 1일 서기장에 임명되어 조불련의 모든 사무를 총괄했다. 2003년부터 남북공동 협력사업으로 추진한 금강신 신계사와 개성 영통사 복원사업을 총괄했으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6·15와 8·15 남북 공동행사에 모두 참가했다.

2004년 서울에서 개최된 6.15 남북공동 행사는 6월 14일 ‘6.15 남북공동선언 4주년 기념 국제토론회’에 참가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가운데, 조불련에서도 정서정 서기장과 리현숙 전국신도회 부회장이 참가했다. 정 서기장은 남북불교간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04년 12월경에는 조불련의 산하기구로 ‘불련무역회사’를 설립하고 북경사무소(총경리 길정태)까지 설치했다.

그는 남북불교간의 전통문화 교류에 앞섰다. 2004년 9월 11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구려유적 세계문화유산등록기념 남북공동 사진전시회 및 학술토론회’를 개최하고, 그해 11월 20일에는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 낙성식을 남북합동으로 추진했다. 여기에는 심상진 부위원장, 정서정 서기장, 류인명 책임부원, 차금철 책임부원, 리의하 문화보존지도국 부국장, 한용걸 평양건설건재대학 교수, 리기웅 문화보존지도국 유적실장, 황명호 문화보존지도국 조선문화보존사 설계실장, 문화보존지도국의 최일남, 송철민, 서철민, 리동혁 등과 북측 민화협 전성철 책임부원 등이 대거 참가했다.

또 남북한 불교신도 단체간의 교류를 추진시켰다. 2005년 3월 31일 중국 북경에서 신임 조불련 정서정 서기장과 조불련 라영식 전국신도회장 등이 참석하여 조계종 중앙신도회와의 첫 교류를 통해 2005년, 2006년 연이어서 금강산 신계사에서 합동법회를 개최했다.

정 서기장은 2006년 3월 31일에는 1905년 러일전쟁 때 일본군에 의해 약탈되어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있던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를 개성을 통해 인도, 김책시 길주군에 다시 세워 놓는 사업을 추진했다. 2006년 3월 1일자로 한국의 불교계가 주도하는 조선왕조실록 환수운동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에게 지지 서신을 보냈다. 조불련은 이 성명에서 “일본이 우리 민족에게 끼친 온갖 죄악은 반드시 계산되어야 하며 빼앗아간 문화유산은 무조건 전부 반환되어야 한다”며, “환수위원회의 활동에 전적인 지지와 련대성을 보내며, 북남불교도들이 힘을 합쳐 북관대첩비를 되찾아온 것처럼 조선왕조실록 되찾기 사업에서도 큰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며 지지 뜻을 밝혔다.

2006년 9월 14일 경복궁 앞마당에서 공식 출범한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봉선사 주지 철안 스님,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김원웅 의원)에 지지 성명을 발표하고, 2008년 8월 8일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해외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남북공동 협약’을 직접 체결했으며, 2007년 5월 25일~29일에는 한국의 사회·정당인사 200여명이 ‘평양-남포 통일자전거대회’에 참가한 이들과 묘향산 보현사와 평양 대성산 광법사에서 ‘조국통일기원 남북(북남)불교도 동시법회’를 봉행하고,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 광법사에서 등(燈)달기 행사를 가질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의 협조를 얻어냈다.

이 같이 정서정 서기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남북불교 교류와 협력사업은 2003년 2월 천태종과 남북공동사업이 체결돼 2005년 10월 31일 낙성식을 가진 개성 영통사에서는 천태종과 조불련이 공동으로 22007년 11월 14일과 2009년 11월 21일 ‘대각국사 의천 스님 열반 908주기 남북 합동 다례재’를 가졌다. 이날 대각국사 다례재는 2차 서해교전이 일어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합동 다례재로 조불련 정서정 서기장, 차금철 책임지도원과 개성 영통사 주지 혜명 스님, 영통사 정각 스님 등이 참석하고, 천태종 총무부장 무원스님 등 남북불교도 30여명이 참가했다.

○ 유영선 대선사 : 북한불교, 새로운 변화의 주역

성보(成寶) 유영선 대선사는 북한 조불련의 위상을 한꺼번에 격상시킨 인물이다. 조불련 중앙위원회는 이례적으로 2006년 5월 8일을 기해 “제4대 조불련 위원장으로 성보 유영선 대선사를 선출했다”고 남한 불교계에 공식 통보한 바도 있다.

고 박태화 위원장의 맏상좌인 그는 1980년대부터 조불련 중앙위원회의 상무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태화 위원장 등과 같이 1995년 5월 24일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남북불교회의에 처음 참가했다. 1995년 7월 2일 일본 동경에서 열린 ‘조국의 평화통일과 불교들의 역할에 관한 제1차 동경회의’에 조불련 황병준 부위원장, 어명식 스님 등과 참가했으며, 같은 해 7월 4일 일본 증상사에서 열린 ‘8.15광복 50주년 조국통일기원 희생동포 위령 공동법요식’에 참가했다.

2006년 3월 1일자로 북한으로 인도된 ‘북관대첩비’를 비롯해 같은 해 3월 3일 발족한 ‘조선왕실록환수위원회’와,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등에 조불련이 지지하고 남북공동 사업으로 추진한 거의 모든 방안과 사업이 유영선 위원장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전한다. 2005년 11월 11일 입적한 박태화 위원장에 이어 조불련 4대 위원장에 공식 취임하고, 2007년 10월 13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과 같이 ‘금강산 신계사 남북공동 낙성식’을 공동 주관했다.

그러나 유영선 위원장은 2008년에 조불련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사임했다고 전한다. 그동안 그는 북한의 교육성 국장으로 남북장관급회담의 북측 대표단에 포함됐으며, 2004년에는 남북간 사회문화교류를 전담하는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의 부회장을 지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종교분야 간담회 북측 단장으로 참석한 바 있다. 2009년 한때, 국내 《연합뉴스》와 《중앙일보》(2009.1.5)에서는 유영선 위원장이 “통일전선부 신임 부부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어설프게 보도한 바 있다.

▲ 북한 묘향산 보현사 주지 청운 최형민 스님(왼쪽), 조불련 전국신도회 부회장 리현숙(가운데 여성)이 2011년 9월 보현사를 방문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2012 불교닷컴

북한 사찰의 주요 스님들

평양 대성산 광법사에는 박태화 위원장의 상좌인 주지 광선 스님, 금암 스님 등과 심상진 현 위원장의 상좌인 혜명 스님 등이 수행하고 있다. 평양 용악산 법운암에는 안황계 스님 등이 수행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현 위원장 심상진 대선사의 상좌로 알려진 내금강산 표훈사에는 주지 청학(靑鶴) 스님, 부전 진각 스님 등이 수행하고 있으며, 개성 영통사에는 주지 혜명 스님, 부전 정각 스님 등이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평성 안국사, 구월산 월정사, 성불사, 양천사, 강원도 안변 석왕사, 보현사 등 북한지역의 주요사찰에는 거의 대부분 주지 스님을 임명하고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종교와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 2011년 9월 평양 광법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일행이 광법사 광선 스님, 금암 스님과 함께 예불을 올리고 있다. ⓒ2011 불교닷컴

조불련 전국신도회의 주요 인사

고 박태화 위원장으로부터 수계를 받은 라영식 회장은 2005년 3월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남북불교 신도단체 교류회의’에 처음 참가하고, 이어서 7월 1일 개성직할시 자남산여관에서 개최된 ‘남북불교 신도간 합동법회를 위한 실무회의’에 조불련 정서정 서기장과 함께 조계종 중앙신도회 김의정 회장 등과 분단이후 최초로 남북불교 신도간의 실무회의를 가졌다.

개성에서 열린 실무회의는 합동법회의 규모와 내용 등에 대한 협의, 참가방식과 행사에 필요한 제반 준비사항 점검을 점검하고, 2005년 7월 22일과 2006년 9월 2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조불련 중앙위원회의 심상진 부위원장, 정서정 서기장 등과 조불련 전국신도회 라영식 회장, 리현숙 부회장 등 임원과 조불련 신도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개최했다. 이 합동법회는 북한 종교계와의 공동행사로는 최대 규모의 인원이 참석한 행사였다.

고 박태화 위원장으로부터 수계를 받은 리현숙 부회장은 라영식 회장과 같이 남북간 교류와 방문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2006년 전남 광주에서 열린 ‘6.15민족통일대축전’ 행사에 조불련 정서정 서기장 등과 같이 참가했다.

2006년 민족통일대축전의 부문별 상봉에서는 북측 종교대표단 6인(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종교인협회 등과 불교 정서정 서기장 등)과 남측 불교대표단(공동대회장, 백양사 유나 지선 스님, 조계종총무원 호법부장 도진 스님, 사회부장 지원 스님, 사회국장 혜용 스님, 민추본부 명진 스님, 학담 스님, 도각 스님, 법경 스님, 평불협 법타 스님, 천태종 사회부장 무원 스님, 진각종 포교부장 회성 정사, 송광사 주지 영조 스님, 광민 스님(무각사 주지), 행법 스님, 조계종 중앙신도회 최연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바 있다.

조불련 전국신도회를 이끌고 있는 주요 임원은 주요한 행사의 사회를 맡고 있은 성죽(星竹) 리명희 위원, 신정애 위원 등과 2005년 7월 22일 1차 남북불교도 합동법회에서 폐막사한 바 있는 성각(成覺) 정영호 평양시신도회 회장이 활동하고 있다.

(다음주 내용: ‘현재, 북한불교의 현황’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