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의 수행체계는 세간과 출세간을 달구는 ‘뜨거운 감자’같은 존재다. 지난 9월25일 열린 동화사 담선대법회 ‘조사선의 성립과 수행체계’토론회는 뜨거운 논쟁으로 달아올랐다. 조사선이 ‘일상성의 종교’ ‘생활의 종교’ ‘자각의 종교’라는데 많은 대중들은 동의했다. 대중들은 또 간화선의 인격화와 선과 교의 병행을 강조했다. 추석명절대법회를 앞두고 열린 이날 담선대법회에는 동화사 주지 지성스님 등 600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조사선은 일상성의 종교…평상심으로 살아야”
조계종단내에서 논점이 되고 있는 조사선 성립과 수행체계에 대해 대중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성본스님은 조사선을 줄곧 ‘생활의 종교’와 ‘자각의 종교’로 한국간화선은 ‘인격’즉 대중들과 현실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내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철인스님은 ‘깨달아야 만 바른법을 논할 수 있다’는 선의 근본적인 원칙을 제기했다. 철인스님은 “돈오는 구름이 개어 은자를 찾아 만나는 것이며, 돈수는 은자와 함께 담소하고 술 마시고 차도 마시며, 또한 같이 약초도 태는 일상생활”이라고 밝혔다. 철인스님은 또 “성본스님이 발제문에서 논한 여래선은 일행삼매의 최상승선으로 대교의이며, 조사선은 여래선을 초월한 조사의로서 한층 뛰어나다”는것에 대해 선사들의 峠萬?‘완전히’ 다르다고 비판했다. 철인스님은 “차등과 우열의 관계로 본다면 생멸견이며 진여견이 아니다. 돈오돈수와 여래선 조사선은 똑같은 말”이라고 밝혔다.

“돈오돈수.여래선.조사선은 같은것” 주장도
“간화선은 인격화 안돼 대중화 걸림돌…” 지적

철인스님은 성본스님이 말한 “불교의 경전을 무시하고 불법의 대의를 체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견해에 대해 황벽스님과 앙산스님의 예를 들며 “참선 간경 염불 계율등의 일상 수도처는 논하지 않는다. 다만 안목이 바른 것만을 귀하게 여겨 눈이 뜬 애기만 하는 것이 선”이라고 논박했다. 논사인 혜원스님의 반박의 수위도 높았다. 혜원스님은 “중국의 조사선은 혜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며 여래선과 조사선의 상위에 대한 예증에 대해 논했다. 혜원스님은 논주의 조사선에 대한 정의에 대해 “선종의 초조 보리달마의 선은 선수가 제시되지 않은 벽관이었다. 달마선은 동산법문시대에 구체적 좌선법으로 제시되었지만 당시 천태지의 지관의 영향이 컸음을 살필수 있다. 달마 혜가의 남천축일승종과는 또다른 간심주의전통지관으로 기운 것”이라고 했다. 혜원스님은 또 “신회는 간심간정적 선법을 ‘청정선’이?불렀고 종밀은 신회의 선을 ‘여래청정선’이라 했다. 마조도일의 선 역시 여래청정선을 선양한 것이다. 이후 마조계에 백장 황벽 임제가 잇고, 백장선의 상승을 위산 앙상 향엄이 있고 있음을 볼 때 이들 조사들은 전통적인 지관법을 여래선이라 부르고 조사선은 능가경의 여래선의 입장 즉 제불심제일의 여래청정선이며 남천축일승종의 근본정신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논사인 정각스님은 “종지선양의 방편으로 제시된 참선 염불 간경 주력등은 보조지눌의 〈염불요문〉을 바탕으로 조선중기 이후 정립된 경절문과 염불문 원돈문의 삼문수행을 펼쳐놓은 것으로 참선은 경절문에 염불은 염불문에 간경 주력은 원돈문에 해당된 한국불교의 4대수행법”이라고 전제하고 성본스님이 제시한 조사선의 기본적 수행체계 즉 행법은 “자각의 자내증적 원리를 주로 제시할 뿐 각탁의 전법도생적 원리를 크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각스님은 〈팔일성해탈문〉의 항목을 들어 “예불자는 부처님덕을 존경하는자요, 염불자는 부처님 은혜에 감사하는 자요, 지계자는 부처님 행을 행하는 자요, 간경자는 부처님 이치를 밝히는 자요, 좌선자는 부처님 경지에 도달코자 하는 자요, 참선자는 부처님 마음에 합하려는 자”라고 제시하고 “간화선 수행행법 가운데 부처님 원을 만족케 하는 행법은 승가내적원리를 제외한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정각스님은 또 “현시대의 다양성 속에 조사선 수행의 자내증적 원리를 넘어선 법계회향의 각타적 원리는 어디서 찾는가”라고 물음을 던졌다. 정각스님은 또 간경과 간화의 구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간경과 간화에 대한 선적반성은 간교(看敎)내지 간당(看堂)의 의미 가운데 명백히 그뜻이 드러나고 있어서그 자체가 조사선의 수행원리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정각스님 정각스님은 간교에 대해 한발짝 더나아가서 “간교의 의미는 19세기초 선논쟁의 와중에 형성된 백파긍선의 〈선문수경〉 및 〈작법귀감〉 등에 의해 좀더 구체화되는 바 이는 간당내지 간당작법으로 불리는 한국불교 고유의 독경의식을 형성하는 바탕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논주인 성본스님은 “조사선의 수행체계를 주지의 상당설법 간경 간화, 좌선 선문답, 그리고 노동생활로 나눈 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적인 것”이라고 밝히고 “그 기본정신은 일상생활 언제 어디서나 자기가 주인이 되어 평상심으로 불법의 지혜로운 생활과 인격적인 보살도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본스님은 또 “불도나 참선이나 불법이나 모두 자기 자신의 일이다. 참선은 결국 스승에게 참문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기자신에게 참문하는 수행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동화사=이상균 기자 [불교신문 2066호/ 9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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