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사 지장상서 최초 발견 ‘명칭가곡’, 불교 가곡 영향 ”정각 스님, 동북아불교미술硏 세미나서 밝혀

속초 보광사 지장보살좌상 조사 중 확인된 복장·전적 중 ‘제불여래보살명칭가곡’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조선 불교 가곡 정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승가대 교수 정각 스님은 5월 27일 동북아미술연구소(소장 석문)과 보광사가 주관·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보광사 지장보살상 전적 분석
‘제불가곡’ 국내서 최초 발견
조선 불교 가곡 정립에 기여

속초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에서 나온 ‘제불여래보살명칭가곡.’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으로 명나라 영락제가 편찬해 조선 태종대에 전래됐다. 이 가곡은 조선조 불교가곡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정각 스님은 발표 논문 ‘속초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복장 전적 연구’에서 복장발원문·중수원문·대불여래밀인수증료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제불여래보살명칭가곡 등의 서지·전적류를 연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주목한 것은 ‘제불여래보살명칭가곡(이하 명칭가곡)’이다.

명칭가곡은 명나라 영락제가 편찬한 것으로 서원과 예참가곡·공양·참회·회향 등이 담긴 일종의 ‘예참가곡’이다. 조선에는 태종 17년(1417)에 전래되며, 승과에는 명칭가곡을 외우는 것이 과제로 제출되기도 했다. 이 같은 명칭가곡이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 있는 사례다.

정각 스님은 “‘명칭가곡’에 실린 가곡은 조선조 불교가곡(佛敎歌曲) 정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종이 친제(親製)한 불곡(佛曲)을 탄생시킨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며 “1449년 내불당 낙성식을 기해 연주된 세종의 친제한 ‘사리영응기’에 언급된 신작 7곡은 ‘명칭가곡’에 실린 가사를 토대로 작곡됐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명칭가곡’의 변상도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정각 스님은 “‘명칭가곡’의 변상도는 조선 초기 경전 변상도 도상 정립에 영향을 미쳤다”며 “간경도감 간행의 〈묘법연화경〉 변상도의 경우 ‘명칭가곡’에 실린 변상도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송미경·배순화 서울여대 의류학과 교수는 ‘속초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복장 직물에 관한 고찰’에서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복장 직물은 색상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서 출토유물에서 확인할 수 없는 색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이 큰 의의가 있으며, 17세기 문직물의 편년 설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요정 충북대학교 초빙부교수는 ‘보광사 목조지장보살좌상의 재질 및 연륜연대분석’이란 연구발표를 통해 목조지장보살좌상의 재질을 분석한 결과 몸체, 수인, 밑판, 복장구 모두 피나무임을 밝혔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