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로(1879~1965)스님이 1932년 경성 안양암에서 발간한 것으로, 최초의 〈천수경〉 해설서로 알려진 〈조석지송(朝夕持誦)〉 보다 10년 앞선 〈천수경〉 해설서가 발견됐다.
“최근 한 고서점에서 〈쳔슈해설〉을 입수했다”는 일산 원각사 주지 정각스님(동국대 객원교수)은 지난 9일 “책 중간에 ‘대정11년 임슐 윤오월 일’에 필사됐다는 기록으로 보아 1922년에 쓴 것이 틀림없다. 권상로스님의 해설서보다 10년이 빠른 것으로 최초의 〈천수경〉 해설서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조석지송〉보다 10년이나 앞선 〈쳔슈해설〉의 발견은 한국불교의식집 발간사(史)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932년 이전까지 독송집 수준의 〈천수경〉은 존재했지만, 한역 또는 국역으로 된 해설서는 없었다는 학설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쳔슈해설〉은 ‘쳔슈해셜’ ‘참회문’ ‘권왕문’ ‘소예참문’ 등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쳔슈해셜’은 1881년 목판본으로 간행된 국문 〈고왕관세음천수다라니경〉의 각 게송과 그에 대한 해설을 붙인 것으로 ‘정구업진언’부터 ‘보궐진언’까지 수록돼 있다.
‘참회문’은 1826년 백파 긍선(1767~1852)스님이 편찬한 〈작법귀감〉중 일부분인 ‘분수작법’의 ‘십악참회’를 해설해 놓았다. 필사자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권왕문’에는 ‘밋지못할이몸’이란 제목으로 극락왕생 및 왕생염불을 권장하는 7언 절구가 실려 있다. 특히 이 장 끝에는 ‘임슐 윤오월 구일 안양암에’란 필사기가 적혀 있어 간행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소예참공덕문으로 끝난다.
사진설명: 1922년 발간된 <천수경>해설서인 <천슈해설>
스님은 또 〈쳔슈해설〉의 저자로, 강대련(姜大蓮. 1875~1942)스님을 추정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경성 안양암 금허 해설’이란 구절이 있는데, 강대련스님의 호가 금허(錦虛)이고, 동국대 전신인 중앙학림 교장으로 활동하면서 불교학 연구에 기여했던 것으로 미루어 강대련스님의 저서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각스님은 “안양암에서 필사되어 전래되던 것으로 미루어 권상로스님도 〈조석지송〉을 편집할 때 이 필사본을 참고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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