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익숙하고 당연하게만 여겨왔던 불교 상장례의식을 다시 생각해보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실장 도신스님)은 지난 11월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포교종책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는 지난 8월에 진행됐던 ‘한글통일법요집 활성화 방안’의 두 번째 자리로, 불교 상장례문화를 주제로 삼았다. <사진설명>포교원 포교연구실 주최로 지난 11월29일 개최된 포교종책연찬회.

어려운 의식 탓…고령자들 타종교로

신도 밀착형 상장례 문화 정착 최선

이날 연찬회는 다비식, 천도재, 49재로 대표되는 불교 상장례의식이 과연 옳은지를 짚어보기 위해 한국불교 상장례의 의미와 역사를 우선 짚어봤다. 이어 현재에 있어 불교 상장례의식과 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제시하는 순서로 전개됐다. 불교적인 상장례가 가진 본래 뜻과 역사 부문은 동국대 겸임교수 정각스님이 맡았다.

‘불교 상장례의 의미와 전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각스님은 “불교 상장례는 임종의례와 시다림, 다비의례로 구분된다”고 전제하며 각 의례의 의미를 설명했다.

스님은 “특히 다비의례의 경우 신라 자장스님의 최초 실행 이후 고려 말을 거쳐 조선 초까지 민간에까지 널리 확산된 예를 볼 수 있다”며 “전체 불교 상장례 안에는 왕생정토를 바라는 마음이 깊이 내재해 있음을 알게 돼, 왕생의 정토사상이 불교 상장례 저변에 깔려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를 기초로 박명근 동국대 외래교수는 현재 불교 상장례의 방향을 내다봤다. ‘현대 불교상장례 실천방향에 대한 소고’를 통해 박 교수는 “현재 한국불교의 상장례는 임종 후부터 시작되지만 임종 전 임종의례에서부터 기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불교 호스피스라고 할 수 있는 임종의례는 임종 대상자를 흐트러짐 없는 정견(正見)의 마음과 고통 없는 몸으로 선정(禪定)에 들어 목숨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더불어 유가족들에게도 상장례 기간 동안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되므로 가족과 사별한다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과 시련을 추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 교수는 △원활한 의식진행을 위한 불교 상장례 용어와 의미 통일화 △상장례교육기관을 통한 죽음과 임종 교육 및 단위사찰과 스님의 적극적 참여와 사찰 간 교류 △전국단위 장례봉사조직 및 사찰 내 장례시설 설치를 통한 경쟁력 제고 △상장례 관련 정책적 복지적 경제적 사업시스템 편성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과거 불교계가 교육, 의료 등 사회적 기반이 되는 방향을 중심으로 포교활동을 해 왔다면, 지금부터라도 불자들이 죽음을 보다 불교적으로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는 ‘불교 상장례 방안’을 마련한다면 포교는 물론 불자들의 복지 향상을 크게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송현동 건양대 예식산업학과 교수와 중앙승가대 교수 본각스님이 주제발표에 대해 각각 토론자로 참석했고, 남양주 봉선사 주지 인묵스님이 총평했다.

포교연구실장 도신스님은 “통계청이 발표한 종교인구 조사결과에 따르면 타종교를 믿는 고령자가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불교 상장례가 이해하기 어렵고 신도들과 밀착되지 못했다는데서 기인한다”며 “이번 연찬회에서 도출된 내용을 정리해 내년 사업에 반영해 올바른 불교 상장례 문화를 보급, 정착시키는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불교신문 2382호/ 12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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