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강, 아름다운 전통

종교의 3요소는 교조(敎祖) 교리(敎理) 교도(敎徒)다. 종교를 창시한 선각자와 선각자의 가르침과 그를 따르는 무리가 있어야만 종교는 존립이 가능하다. 불법승 삼보도 이와 같은 개념이다. 즉 가르침을 잇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 종교는 역사를 만들지 못한다. 스승이 제자에게 자신이 공부한 바를 전하고 제자는 다시 어느 누군가의 스승이 되면서 가르침은 더욱 풍성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르침은 그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라 만인의 축복이 된다.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스님(범어사승가대학장)이 무애스님(전 해인사 강사)과 정각스님(동국대 객원교수)에게 강맥을 전수하는 전강법회가 오는 20일 범어사에서 열린다. 전강(傳講)법회는 스승의 교학을 제자들이 이어받는 것으로 불교만의 고유한 의식으로 이를 통해 제자는 교육자로서의 자격을 공인받는다.

매년 적잖이 볼 수 있는 전강법회는 대체로 여느 법회들처럼 장엄하면서도 일견 떠들썩한 분위기다. 전강스승과 제자의 지인으로 이뤄진 하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들이 폭죽을 터뜨리는 까닭은 단순히 사제지간이 더욱 돈독해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교(敎)는 부처님의 말씀이니 이들의 웃음은 부처님의 법이 세대와 세대를 거쳐 오래도록 이어질 것임을 확신하는 즐거움에서 비롯된 표정일 것이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등을 돌린 풍경이 자주 목격되는 요즘 전강법회는 세상이 배워야할 전통이다. 무엇보다 전강의 의의는 스승과 제자, 그리고 대중이 불법의 전수를 확인하는 속에 한국불교의 튼튼한 내일이 보여준다는 데 있다.

장영섭 기자 flowergirl@ibulgyo.com [불교신문 2071호/ (불교신문, 200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