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방부의 절차와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승려가 사찰에들어가 정주하는 것을 ‘방부’(榜附)라고 하는데 3일을 넘어 강원 및 선  원등에 일정기간을 머물고자하면 방부의례를 행해야한다. 객(客)이 지객(知客)에게 강원내지 선원등이 ‘방부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지객은 대개 “방사가 좁다거나 인원이 넘친다거나”등의 이유를 대며 거절하는 것이 상례인데, 그렇다고해서 물러나면 어느 사찰에건 방부를 들이지 못한다. 이는 방부를 요구하는 객이 어느정도 그 곳 사찰에 머물기를 원하는가를 시험하는, 즉 근기(根機)를 시험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이기 때문이다.

  지객이 거절을 하고 돌아간 뒤 객은 그 사찰 상주대중과 같이 생활해야한다. 즉 아침 예불시엔 남보다 먼저 일어나 법당에가고, 공양시간에는 후원에 나가 공양을 들며, 곧바로 양치질을 하고 들어와 강원에 방부를 들이고자하면 당해 학과의 교재를 온종일 소리내어 읽는다거나 선원에 방부들이고자 하면 온종일 벽을 보며 참선에 임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객은 이러한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객의 근기를 측정하며, 이를 각 선원내지 강원 입승(立繩)에게 통보하게된다.

  이렇게 해서 3일의 시간을 보낸 뒤 지객이 아무말도 없으면 객은 절을 떠나야한다. 관례적으로 객은 한 사찰에 3일 이상을 머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객이 받아들이면 곧 방부절차를 행하게된다.

  저자는 불교의례를 크게 상용의례와 비상용의례로 구분, 1권에서는 그중 상용의례만을 다루고 있다. 상용의례를 다시 일상생활의례와 불교세시의례로 나누어 고찰하고 있다. 일상생활의례에는 입측의례, 삭발의례, 착의례등을 비롯한 각종 예불과 탁발의례 공양의례 송경의식 안거 각종 재일 기도 및 예참의례등이 포함되며 불교세시 의례에는 불교4대 명절을 비롯 1년중의 각종 행사들이 포함되어있다.

  저자는 이러한 각각의 불교의례에대해 율장 및 청규와 각종 의궤서등을 종합하여 그 변화과정 및 실행절차와 방법등을 자세하게 고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각각의 의례가 가지고 있는 불교적 의미를 추출해내고 있다.
책을 펴낸 정각스님은 가톨릭 대학 신학과를 졸업하고 송광사로 출가,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스님은 처음 불교에 입문했을 때 초심자들을 위한 입문서 및 지침서들이 많지않은 것을 보고 원력을 세웠다. 전체 16권을 구상, 89년‘부처님의생애’ 91년 ‘가람, 절을 찾아서’ 93년 ‘예불’을 펴냈다. 불교의례는 그 네 번째다. 
朴富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