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삼매경 순수한글 역경 
 
  ‘97세’ 고형곤 박사 학구열 
 

  전북대 총장과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한 원로 불교학자인 고형곤 박사가 생애 마지막 작업으로 〈금강삼매경〉에 대한 새로운 해설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97세인 고형곤 박사는 최근 노환으로 인해 원고 집필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금강삼매경〉 가운데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부분을 메모지와 녹음테이프에 담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불교신문과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이 공동기획으로 연재중인 ‘지성의 광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지난 10월12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만난 고형곤 박사는 “이제 얼마남지 않은 되돌아 볼 시기”라면서 “내가 그동안 여러모로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이같은 작업을 해온지는 20여년이 된다. 메모된 원고는 A4 용지 200매 분량이며, 테이프는 5개정도 된다. 

〈금강삼매경〉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고형곤 박사는 “불교는 종교이전에 철학이며,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전을 바로 알아야 한다”면서 “특히 〈금강삼매경〉을 제대로 이해하면 불교를 온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형곤 박사의 이같은 작업은 둘째딸인 고현련씨와 정각스님(동국대 강사), 김종옥씨(동국대 강사) 등이 보조하고 있다. 

  고건 전 서울시장의 부친인 고형곤 박사는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전북대 총장, 동국대 역경원 심사위원, 학술원 원로회원 등을 역임했고, 저서로는 ‘선(禪)의 존재적 구명’‘해동조계종의 연원’등이 있다. 

이성수 기자

(불교신문 2002.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