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토학회 2003 학술세미나 ‘정토의례의 제문제’

  한국정토학회는 20일 부산시 감로사에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한국정토학회 2003년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정토의례의 제문제’라는 주제로 민중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는 정토의례에 대해 각 분야별로 새롭게 조명하고 신앙적으로만 행해져왔던 정토의례를 학문적인 논증을 거쳐 그 문제점들을 짚어보는 자리가 됐다.
기조강연에는 한국정토학회 강동균 회장이·주제발표에는 동국대 교수인 법혜(경주캠)·보광(서울)·정각(경주캠)과 중앙승가대 교수 태원스님이 각각 참여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들을 요약 정리해 게재한다.
편집자

  ■기조발제 - 한국정토학회 회장 강 동 균 동아대 교수

  정토신앙에 있어서 의례·의식의 의의

  정토교의 의례·의식도 찬탄과 참회로 일관된다. 그것을 가장 명쾌하게 응축시킨 것이 칭명염불 - 나무아미타불이다. 나무아미타불을 통해서 아미타불의 찬탄과 참회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을 통해서 일상생활이 이루어진다. 아미타불은 참회할 수밖에 없는 업보중생을 모두 남김없이 구제해 주신다는 본원을 통해서 중생에 대한 자비심을 들어내었고, 그 본원을 통해서 일상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염불 행자가 될 수 있는 것이며, 인류의 미래를 창조할 종교 본래의 사명을 다 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오직 부처님 한 분에 대한 신앙만으로 족하다. 그것도 정토신앙을 하는 염불행자는 오직 나무아미타불로 족한 것이다.
한국불교의 모든 의식의 성스러움을 되찾아야 한다. 불가사의한 여래의 본원력이 바탕이 된 성스러움을 되찾아야 하는 것이다.
불교의 의례·의식을 세속적인 만족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인식해서는 안되며 정토신앙을 가진 염불행자라면 진실한 신앙에 눈떠야 한다. 세속적인 만족만으로 중생구제의 실현이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종교의 성스러움이야말로 중생구제의 중심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토신앙을 하는 염불행자에게 주어진 사명인 것이다.

  ■주제발표1 - 법혜 스님(동국대 교수)

  선원 청규에 나타난 정토의식

  청규에 나타난 정토의식을 연구하기 위해 현전 최고의 청규서인 종색의 《선원청규》를 중심으로 고찰한다. 선원청규는 성립사의 입장에서도 최고의 자료이지만, 또한 그 내용면에서도 후대에 찬술된 여러 청규에서 선망과 귀감이 되는 최고의 청규서이다. 종색이 활약한 북송시대의 사회현상과 종색의 개인적인 사상을 고려해 선원청규의 내용을 이해해 보면 선원청규는 백장청규의 《고청규》 이후 가장 원초적이고 선수행을 전제로 한 순수한 선종의 청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청규에 나타난 올바른 정토의식의 연구는 청규사를 통해 그 변천을 바르게 전승하는 것이 현재의 연구과제라 생각한다.

  ■주제발표2 - 태원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정통 諸師의 예참에 대한 소고

  ‘정토’란 아미타불이 본원을 가지고 건설한 극락세계를 말하고, ‘예참(禮懺)’ 가운데 ‘예’는 부처님을 향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예배하는 것이며, ‘참’은 경전의 좋은 구절을 찬탄하면서 과거에 지은 죄장을 참회하는 것으로 이는 예배와 참회를 줄인 말임을 알 수 있다. 예배와 참회는 따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예배하면서 참회하는 형식이 예참이다.
시방예불·아미타불·석가모니불은 모두 예참의 대상이다. 모든 예배는 참회가 근본이 된 예배라고 말할 수 있고, 이 참회는 오탁악세, 악세계, 악중생, 악견, 악번뇌, 무선범부임을 자각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 것이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주제발표3 - 보광 스님(동국대 교수)

  정토 예불문에 관한 연구

  우리나라 각 사원에서 조석으로 봉행되고 있는 일반적인 예불문 중에서 정토예불의 내용이 담겨져 있으나 정토예불문과는 무관한 것도 있기하다.
연구된 예불문을 비교분석하면 첫째 예불문의 구조는 불법승 삼보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선종이든 교종이든 정토종이이든 신앙의 대상이며 구심점으로 삼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둘째는 예경 후의 마지막 발원 부분이 초기에는 왕생발원이었으나 후기에는 성불발원으로 변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토예불문이 재정리되어 새롭게 편찬되어야 하며, 이를 널리 봉행하여야 할 것이다.

  ■주제발표4 - 정각 스님(동국대 교수)

  상장례에 나타난 왕생 미타정토 행법

  불교 상장례 중 ‘한국 소전(所傳) 행법’에 담겨진 왕생(往生) 미타정토(彌陀淨土) 행법은 우선 림종의례(臨終儀禮)는 십육관과 원왕생의 념, 그리고 십념 칭불과 도선의 《사분율행사초》에 의한 규범·선도의 〈림종정념왕생설(臨終正念往生說)〉에 의한 규범 등이 행해졌음을 들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조에 이르러 《예념왕생문》 가운데 〈위림종인념불식(爲臨終人念佛式)〉이 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시타림 행법과 관련해 오방례의 설행과 칭불 행법 그리고 망자를 위한 독경·강설의 형태가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다비의례의 경우 두북면서(頭北面西)의 행법과 오방례의 설행 및 아미타불 십이불의 창과 십념 칭불의 형태가 두루 설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