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계의 마음

정각스님 | 논설위원·조계종 교수아사리

 

  <중아함경> ‘지재경(持齋經)’은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재계(齋戒)를 지녀야 할 것인가를 목우재(牧牛齋), 니건재(尼健齋), 불법재(佛法齋) 등의 예로서 설명하고 있다.

  목우재란 ‘소를 기르는 것과 같은 재계’를 말한다. 목동이 좋은 물과 풀을 찾아 소를 기르고, 이튿날 또다시 그곳으로 소를 몰고 가듯, 계를 지녔지만 마음은 ‘어떻게 하면 재산을 좀더 모을 수 있을까’ ‘호의호식 할까’ 생각한다면, 그것은 목동이 좋은 풀밭을 생각하듯, 몸은 계를 받았지만 마음은 이득만을 생각함을 뜻한다.

  니건재란 무엇인가? 매월 보름날이 되면 엎드려 재계를 받는다. 그리고 여러 신들에게 절하면서 “나는 오늘 재계하였으니 악행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을 것이며 남들을 나처럼 생각하겠다” 말한다. 그러나 말은 귀하게 여기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계를 받은 다음날만 되면 전과 다름없이 행동한다. 이런 것을 니건재라 말한다.

  불법재란 무엇인가? 재계를 받는 날 다섯 가지 생각을 익히게 된다.

  첫째 부처님을 생각(念佛)한다. 이런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와 성내는 버릇이 없어지고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겨 부처의 업을 좋아하게 된다.

  둘째 법을 생각(念法)하며, 37조도품(三十七助道品)을 수련한다. 이런 사람은 어리석은 마음과 악의와 성내는 버릇이 없어지고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겨 법의 업(法業)을 좋아하게 된다.

  셋째 출가자를 생각(念僧)한다. 이런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와 성내는 버릇이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생겨 승업(僧業)을 좋아하게 된다.

  넷째 계율을 생각(念戒)한다. 계율을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음과 악의와 성내는 버릇이 없어지고 기쁜 마음이 생겨 계율의 업(戒業)을 좋아하게 된다.

  다섯째 하늘나라를 생각(念天)한다. 이런 사람은 기쁜 마음이 저절로 생겨 하늘의 업(天業)을 좋아하게 된다.

  이렇듯 다섯 생각을 익혀 불법재를 닦고 덕을 쌓으면 악은 사라지고 선이 발생하게 됨을 경전은 말하는 바, 그 사람은 죽어 하늘나라에 태어나고 마침내 열반을 얻게 됨을 전하고 있다. 이렇듯 불교인이 지녀야 할 지계의 마음. 목우재와 니건재, 불법재 중 나는 어떤 재계에 의지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불교신문 2746호/ 8월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