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般若, prajñā)는 최고의(pra) 인식(jñā)을 뜻하는 단어로, 주객에 대한 차별적(vi) 인식으로서 해(解, vijñā) 아닌 관조의 지혜를 뜻한다. 지혜를 설하는 경전 [금강경]에서 지혜란 나[我]와 존재[法]에 대한 8종의 지각(saṃjñā)을 벗어난, 아집(我執)과 법집(法執) 여읨을 말한다.

  아집이란 내[我]가 ①오온과 별도의 존재(ātman)란 인식, ②미래에 상속될 존재(sattva)란 인식, ③목숨이 마쳐 지속될 존재(jiva)란 인식, ④이후 생의 주체(pudgala)란 인식을 뜻한다. 이를 구마라집은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라 하는 바, 이 사상(四相)을 여읜 채 인무아(人無我)로서 아공(我空)을 성취할 것을 촉구한다.

  법집이란 ⑤존재[法, dharma]에 자성이 있다는 인식, ⑥존재에 자성이 없다(adharma)는 인식을 말하며, 이는 ‘존재의 자성은 공(空)’임을 말하는 반야사상에 기초한 법무아(法無我) 즉 법공(法空) 성취의 기저를 형성한다.

  한편 존재의 자성은 공인 까닭에 ⑦지각[想, saṃjñā], ⑧비지각[非想, asaṃjñā]의 대상도 될 수 없다. 그러므로 [금강경]은 “법(法)도 비법(非法)도 취하지 말며, 법상(法想)도 비법상(非法想)도 취하지 말라” 하는 바, 나의 존재를 포함한 일체법에 대한 집착 여읨을 바탕한 채 인무아⋅법무아, 즉 아공⋅법공 얻음이 현실화된다.

  여기서 아집에 대한 상(相, nimitta)의 여읨인 인무아와, 법집에 대한 상(想, saṃjñā)의 여읨인 법무아 모두를 구마라집은 무주상(無住相)이라 번역하나, 현장 내지 기타 역본에서는 상(相, nimitta)과 상(想, saṃjñā)에 대한 부주상상(不住相想)이란 구체적 역어(譯語)를 사용한다. 이는 지혜의 인식적 차원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의 핵심 표현 중 상(相, nimitta)에 대한 ‘무주상’을 말할 때, 이에는 지각[想, saṃjñā]의 원리가 배제된다. 상상(相想, nimitta-saṃjñā)에 대한 ‘부주상상’이란 구체적 역어를 통해서만 반야의 폭넓은 원리가 드러날 것으로, 이는 경전 연찬 및 강설에 있어 폭넓은 안목을 촉구하는 점이라 하겠다. 경전 이해의 편협성을 벗어난 속에 참된 가르침이 현전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불교신문 2571호/ 2009년 11월4일자]

 --------------- 위 내용을 수정해 다시 쓴 것이다. ----------------

  반야(般若, prajñā)는 ‘최고의(pra) 인식(jñā)’을 뜻하는 단어로, 주객에 대한 차별적(vi) 인식으로서 해(解, vijñā) 아닌 관조(觀照)의 지혜(智慧)를 뜻한다. 지혜를 설하는 경전 [금강경]에서 지혜란 나[我]와 존재[法]에 대한 8종의 지각(saṃjñā)을 벗어난,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을 여읨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