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경>에 의하면 “부처님은 2월8일(인도력의 춘분) 태어나 2월8일 출가했으며, 2월8일 성도(成道)해, 2월8일 열반에 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후 부처님오신날의 경우 <태자서응본기경>에 의거 4월8일로 날짜가 변했으며, 성도일은 찬녕(贊寧)의 <대송승사략> 중 “2월8일은 주(周)나라 2월로 송(宋)의 12월에 해당한다”는 설에 의거, <칙수백장청규> 이래 납월(臘月, 12월) 8일의 성도회가 정착되었다. 또한 열반일의 경우 “여래는 주(周) 목왕(穆王) 53년 2월15일 입멸하셨다”는 <불조통기>에 의거해 그 날짜가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항상 몸과 마음을 청정히

 

  이렇게 하여 4월8일 부처님오신날, 2월8일 출가일, 12월8일 성도일, 2월15일 열반일 등이 정착, 이날 몸과 마음의 청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에서 재일(齋日)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 가운데 “2월8일 (출가일)부터 15일 (열반일)까지 무애다반(無茶飯)이 있었음”을 전하는 <입당구법순례행기> 기록 외에, 당대(唐代)로부터 2월8일 출가일에서 2월15일 열반일의 기간에는 보(寶)가 성립되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일용의 양식 중 일부를 덜어 보(寶)의 비용을 마련해 빈민 구제를 위해 쓰였던 바, 원광(圓光)의 점찰보(占察寶) 이래 공덕보(功德寶).제위보(濟危寶) 등이 그것이다. 이에 조계종에서는 이 기간을 ‘불교도 경건주간’으로 설정한 채 북녘 동포를 위한 ‘자비의 탁발행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동산오본선사어록>에는 “한 아들이 출가하면 9족이 생천(生天)한다”고 기술돼 있다. 고래로 출가는 한 집안의 경사로 여겨졌던 바, 삼국 . 신라 및 고려조를 통해 많은 귀족 자제들의 출가한 기록을 볼 수 있다. 또한 청나라 순치황제는 유명한 출가시(出家詩)를 남기고 사문의 길에 입문하기도 하였다.

 

  출가에는 신출가(身出家)와 심출가(心出家), 신심출가(身心出家)가 있다. 몸은 출가했어도 마음은 탐, 진, 치 삼독에 머문다면 심출가자(心出家者) 아닐 것이며, 자칫 ‘가사 입은 도적’이 된다.

  몸은 출가하지 않았어도 탐.진.치를 여의고자 노력한다면 그가 바로 심출가자로, 유마거사의 현현이 된다.

 

  신출가로서 계(戒)를 근본삼은 채, 심출가로서 정(定)과 혜(慧)를 닦는 자는 심신출가의 대승보살이 될 것으로, <유마힐소설경>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는 것, 이것이 출가이다”라고 전하고 있다.

  서산대사는 <선가귀감>에서 “출가하여 승이 되는 일은…명예와 이익을 구함도 아니다. 생사를 벗어나기 위함이요, 번뇌를 끊기 위함이요, 부처님 지혜를 잇기 위함이요, 삼계에서 벗어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출가란 자신 가아(假我)의 죽음을 의미한다. 열반이란 자신 본유(本有)의 죽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참된 죽음은 법신(法身)의 영원한 삶을 예기한다. 그리고 그 영원한 삶은 열반을 말한 채, 열반의 참된 이념 반열반(般涅槃)의 정신은 회향(廻向)의 돌이킴 가운데 현현(顯現)될 것이다.

  모든 중생을 생.노.병.사의 고통으로부터 건지겠다는 싯달타 태자의 출가 서원과, 그 깨달음을 널리 펴고 열반에 이르신 붓다의 정신,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원력(願力)을 중생들 가슴에 널리 나누어 줄 것을 다짐하며 우리는 이 기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불교신문 2611호/ 4월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