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원각사

Ⅱ. 불교적 구원관

- 業의 淸淨을 통한 苦의 소멸원리 -

전체 인도 사상을 개념적으로 一見하는 가운데 tman과 karman, 그리고 sa s ra와 mok a라는 네가지 특징적 용어와 접할 수 있다. 즉 '自我( tman)의 존재 규명을 통해 업(karman)으로 인한 윤회(sa s ra)로부터의 해탈(mok a)'이란 측면은 전체 인도 사상사를 지배하고 있던 과제로서,11) 르네 그루쎄(Ren Grousset)는 "(인도의) 모든 이론체계의 존재이유는 인간을 윤회의 악몽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적합한 知的·苦行的·神秘的 수단의 체계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12)"라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종래 인도의 상키야(s khya)·요가(yoga) 및 미맘사(m m s ) 학파, 그리고 베단타(ved nta) 학파 등은 자아의 존재 규명을 통한 각각 업과 윤회로부터의 해탈관을 제시하였다. 한편 자이나교에서는 非命(aj va)으로부터 命(j va)이 독립(kevala)하는 것을 해탈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해탈은 "나 이외의 다른 것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닌 내 자신 이상의 실현이며, 그 실현은 오직 내 자신에 의해 모든 업이 떨어져 나감으로서 가능한 것"13)으로 규정, 이를 止滅(nirjar )이라 부른 채 이로부터 완전한 지혜의 추구 가운데 '하나하나의 속박으로부터 해탈을 성취'14)함으로 수행을 완성한 사람(kevalin)이 된다는 것이다.
위 자이나교의 해탈관을 일부 이어받고 있는 채, 붓다의 전체 가르침 가운데 업의 청정을 통해 윤회로 인한 苦(du kha)로부터의 해탈이라 함은, 열반(nirv a)의 개념 15)과 함께 불교의 궁극적 경지로 이해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불교적 實踐道의 핵심을 우리는 四聖諦와 三法印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중 사성제는 苦의 인식으로서 [苦諦]와, 고의 원인으로서 [集諦], 고의 소멸로서 [滅諦], 고의 소멸에 이르는 길로서 [道諦] 등을 통한 해탈의 실천적 원리 16)를 지칭하게 된다. 한편 해탈을 위한 반추적 원리로서 (一切皆苦를 기저로 한 채) 三法印의 존재원리 속에서 개개의 존재는 緣起法의 통찰로부터 諸行無常과 諸法無我의 원리를 바탕으로 업을 청정히 한 채 윤회를 종식한 涅槃寂靜에 이르를 수 있으며, 여기서 열반적정이란 사성제 가운데 滅諦의 의미와 부합 17)된다고 하겠다.

11) 좀더 광범위하게 논의한다면 인도 사상의 특징은 해탈(mok a)과 의무(dharma)에 대한 신앙(S. Radhakrishnan, The Brahma Sutra, <Delhi:Oxford University Press, 1960>, p. 155) 및 현생활 속에서의 富(artha)와 쾌락(k ma)의 추구(S. Radhakrishnan, The principal Upanishads, <Delhi:Oxford University Press, 1969>, p. 541), 그리고 끝없는 윤회(sa s ra) 속의 假我(aham)에서 벗어난 眞我( tman)의 탐구(S. Radhakrishnan, The principal Upanishads, <Delhi:Oxford University Press, 1969>, p. 638.) 가운데 찾아야 할 것이며, 그럼에도 그에 대한 결론은 언제나 해탈이란 문제로 귀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12) R. Grousset, Les philosophies indiennes(1), (Paris:Descl e et de Brouwer, 1931), p. 8.

13) P. C. Nahar and K. C. Ghosh, An Encyclopaedia of jainism, 1988. p. 616.

14) Max M ler, Sacred Book of the East, (vol. 22), pp. 74∼75.
해탈에 대한 자이나교의 관념은 불교의 [8해탈]과 비슷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해탈의 경지에서 苦(du kha)를 여읜 채 이익(hita)·안락(sukha)·안은(k ema)·無餘(ni se a) 등을 얻을 수 있게 된다.(ibid, p. 73)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얻어지는 해탈의 경지는 중생의 생존을 떠나 존재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체험을 통해 이 세상에서 터득되는 경지를 말하고 있기도 하다.

15) 위에 언급한 자이나교 수행의 궁극적 경지를 불교에서는 nirodha라 부르고, 이를 漢譯에서는 滅로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 nirodha의 어원적 의미는 '제어하다'는 뜻으로서(中村元<佛敎思想硏究會 ed>, 『解說佛敎思想』 <vol. 8, 1982>, p. 5.) '소멸시키다' 또는 '불어서 끈다'는 의미성과 전연 관계를 맺고 있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 불교의 해탈관이 자이나교 해탈관과의 관련을 맺고 있다면 - nirv na에 대한 용어 정립에 다시금 숙고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에 붓다에 의해 감각과 인식의 休止 상태로서 sa vedayitanirodha는 때때로 nirodhasam patti라 일컬어지기도 하는 바,(David J. Kalupahana, Buddhist Philosophy, <Honolulu:The University Press of Hawaii, 1982>, p. 70) 자이나교에서 말하고 있는 궁극적 경지로서 nirodha의 언어적 관점이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6) 여기에 苦의 원리를 규명해 주는 십이인연의 敎說과 함께 그로부터의 탈피를 말하는 실천원리로서의 중도, 즉 팔정도를 포함시킬 수 있다.

17) 中村元(Hajime Nakamura)은 그의 저서 가운데 滅諦와 nirv a를 동일시하고 있음을 본다.
Hajime Nakamura, Indian Buddhism, A survey with bibliographical notes, (Delhi:Motilal Banarsidass Pub, 1987), p.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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